2026.05.02 (토)
賈(값 가)에 깃든 이야기
♣ prologue : 덮개 아래 조개의 비밀
먼 옛날, 장터가 처음 열리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귀한 물건을 함부로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보자기로 덮어두고, 값을 부르는 이에게만 살짝 보여주었지요. 그때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값이란 무엇인가? 덮개 아래 감춰진 것, 그 가치를 헤아리는 일."
그래서 탄생한 글자가 바로 賈(가) 입니다.
襾(덮을 아) — 물건을 덮어 가려 놓은 모양
貝(조개 패) — 고대의 화폐, 곧 돈과 거래의 상징
덮개 아래 놓인 조개 화폐, 그것은 곧 '값을 매기는 행위', 장사의 근본이었습니다. 이 글자는 회의문자(會意文字)—두 가지 뜻을 합쳐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낸 글자입니다.
● chapter 1 : 賈가 품은 네 가지 세계
한 글자 賈는 혼자서 네 가지 이야기를 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사다(고)입니다. 덮개를 열고 물건을 고르고, 조개 화폐를 건네는 행위. 거래의 가장 오래된 장면이 이 글자 안에 살아 있습니다.
두 번째는 좌판(고)입니다. 한 자리에 앉아 물건을 늘어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 '앉아서 파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떠돌이 상인(商)과 대비되는 정착 상인의 모습입니다.
세 번째는 값(가)입니다. 물건에 매겨지는 가치, 보이지 않는 약속. 덮개 아래 감춰진 그것의 무게입니다.
네 번째는 성(가)입니다. 어느 날부터 이 글자는 한 집안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장사로 뿌리내린 가문의 자부심이 담긴 성씨입니다.
하나의 글자 안에, 사는 이도 있고, 파는 이도 있고, 값도 있고, 이름도 있습니다.
● chapter 2 : 賈가 여행을 떠나다 — 갈래단어의 세계
賈는 다른 글자들과 만나면서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펼칩니다. 마치 장터를 떠나 새로운 거래처를 찾아 나서는 상인처럼.
사람 인(人)을 만나면 → 價(값 가)
값을 매기는 것은 결국 사람의 일입니다. 덮개 아래 놓인 물건이 사람의 눈과 마음을 거쳐야 비로소 '가격'이 됩니다. 價는 사람과 가치가 만나는 자리입니다.
나무 목(木)을 만나면 → 檟(개오동나무 가)
장터 곁에 그늘을 드리우던 큰 나무, 개오동나무. 거래가 오가는 자리에 뿌리를 내린 나무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장사의 글자가 자연의 글자와 만난 순간입니다.
눈 목(目)을 만나면 → 瞉(보다)
값을 매기려면 먼저 보아야 합니다. 덮개를 열고, 눈으로 살피고, 가치를 가늠하는 일. 賈에 눈이 더해지면 '살펴보다'라는 글자가 됩니다. 거래의 시작은 언제나 한 번의 응시였습니다.
▣ epilogue : 賈, 그 글자가 전하는 메시지
賈라는 글자를 다시 바라봅니다.
덮개(襾) 하나, 그 아래 조개(貝) 하나.
거창한 것이 없습니다. 감춰둘 물건 하나와, 그것을 주고받을 화폐 하나면 시장은 열렸습니다.
거기서 사는 이가 생기고, 파는 이가 앉고, 값이 매겨지고, 가문의 이름이 붙고, 사람의 마음이 더해져 '가격'이 되고, 장터 곁 나무에 이름이 내리고, 살피는 눈이 태어났습니다.
값 賈, 덮개와 조개의 만남이 품은 것은 인간이 서로의 가치를 헤아려 온 오랜 역사 그 자체였습니다.
계좌번호 복사하기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동구)가 지난 29일과 30일 양일간 실시했던 광역의원 여성 순위경쟁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30일 경북도당 선관위는 광역...
안동시와 한국정신문화재단은 관광거점도시 안동의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경쟁력 있는 관광 상품을 발굴하기 위해 ‘제5회 안동을 선물하다! 안동굿즈 공모전’을 개최한다. ...
경북교육청은 30일 구미시에 있는 새마을운동테마공원에서 창의융합에듀파크 운영학교 사업 담당 교사 110여 명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열고, 학생들의 학교 밖 체험활동 활성화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