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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논단] 동학, 시대 언어로 세상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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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교육/건강

[동학논단] 동학, 시대 언어로 세상과 만나다

150여 년 전 울부짖었던 '사람이 곧 하늘'의 외침이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

1860년 경주 용담정에서 한 선비가 받은 계시는 조선 후기 격동의 역사를 관통하며 오늘날까지 울려 퍼지고 있다. 최제우가 창시한 동학(東學)은 단순한 종교 운동을 넘어, 그 시대가 요구했던 '새로운 언어'로 세상과 소통하려 했던 혁명적 사상이었다.

 

절망의 시대, 희망의 언어를 찾다

 

19세기 중엽 조선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었다. 세도정치의 부패, 삼정의 문란으로 민생은 도탄에 빠졌고, 서구 열강의 침입은 기존 질서를 뒤흔들고 있었다. 특히 서학(西學), 즉 천주교의 확산은 전통적 유교 질서에 균열을 가져왔다.

 

이런 상황에서 최제우는 "서학이 이 땅에 창궐하니 백성들이 갈 곳을 잃었다"고 탄식했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외래 종교를 배척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대신 "동학(東學)"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우리의 언어와 정신으로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려 했다.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혁명적 선언

 

동학의 핵심은 '인시천(人是天)' 사상이다. "사람이 곧 하늘이다"라는 이 명제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이었다. 신분제 사회에서 천민이든 양반이든 모든 사람 안에 하늘이 있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종교적 교리가 아니라 사회 변혁의 이념이었다.

 

"시천주(侍天主)"라는 수행법도 마찬가지다. 하늘을 멀리 있는 절대자로 섬기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하늘을 모신다는 뜻이다. 이는 개인의 존엄성과 주체성을 강조하는 근대적 인간관의 출발점이었다.

 

최제우의 제자 최시형은 이를 더욱 구체화했다. "사람을 한울님으로 섬기라(事人如天)"는 가르침으로 발전시켜, 모든 인간관계에서의 평등과 존중을 강조했다. 이는 조선의 경직된 신분제에 대한 근본적 도전이었다.

 

우리말로 쓴 경전, 백성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다

 

동학이 시대와 소통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언어였다. 한문으로 쓰인 어려운 경전 대신, 한글과 우리말로 된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를 통해 백성들과 직접 만났다.

"다시 개벽 이 세상이 좋을시고 / 범인 군자가 차별하랴 / 십이제국 괴질운수 다시 개벽 아닐런가"라는 「용담유사」의 구절은 백성들의 가슴에 직접 와 닿았다. 어려운 철학적 개념도 "한울님"이라는 친근한 우리말로 표현했다.

 

이런 언어적 혁신은 단순한 번역이 아니었다. 백성들의 삶과 정서에 뿌리를 둔 진정한 소통의 언어였다. 동학이 삼남 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된 것도 이런 '시대 언어'의 힘이었다.

 

갑오농민전쟁, 이상이 현실과 만나다

 

1894년 갑오농민전쟁은 동학 사상이 역사적 실천으로 구현된 사건이었다. 전봉준을 비롯한 농민들은 "보국안민(輔國安民)"과 "제폭구민(除暴救民)"을 내걸고 일어났다. 이는 단순한 반란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향한 민중의 꿈이었다.

 

농민군이 제시한 폐정개혁안을 보면 동학 정신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신분제 폐지, 과부의 재혼 허용, 노예제 폐지 등은 모두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사상의 현실적 구현이었다.

 

비록 일본의 개입과 관군의 탄압으로 좌절되었지만, 갑오농민전쟁은 우리 역사상 최초의 근대적 민주주의 운동으로 평가받는다. 동학의 이상이 역사의 무대에서 꽃피운 순간이었다.


오늘날, 동학의 언어는 여전히 유효한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동학은 어떤 의미일까? 무엇보다 '시대 언어'로 소통하려 했던 동학의 정신이 주목된다. 최제우는 당대의 위기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그 시대가 요구하는 언어로 답하려 했다.

 

오늘날 우리 사회도 새로운 언어를 필요로 한다. 양극화, 혐오, 갈등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동학의 인간관은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다. 내 안의 존엄성을 발견하고, 타인 안의 하늘을 인정하는 것에서 화해와 상생의 길이 열린다.

 

또한 동학의 생태주의적 사상도 기후위기 시대에 새롭게 주목받는다. "천지만물이 모두 한울님"이라는 가르침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하는 오늘날의 환경 윤리와 맞닿아 있다.

 

새로운 개벽을 향한 여정

 

동학은 완성된 체계가 아니라 끝없는 여정이다. "다시 개벽"을 꿈꾸며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역동적 정신이다. 그 정신은 일제강점기 천도교 청년회의 3·1운동 참여, 해방 후 민주화 운동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이어져 왔다.

 

이제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동학이 무엇인지가 아니라, 오늘의 시대 언어로 어떻게 새로운 세상과 만날 것인가 하는 문제다. 150여 년 전 경주 용담정에서 시작된 외침이 21세기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울려 퍼지고 있다.

 

"사람이 곧 하늘이다." 이 간단명료한 선언 속에 담긴 무한한 가능성을 우리는 어떻게 펼쳐나갈 것인가. 동학의 진정한 계승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우리의 응답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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