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0 (수)
"사람 섬기기를 하늘같이 하라."
19세기 말, 동학의 2대 교주 해월 최시형이 남긴 이 한 마디는 당시로서는 가히 혁명적인 선언이었다. 신분제가 공고했던 조선사회에서 천민도, 여성도, 어린아이도 모두 '하늘'이라고 말하는 것은 체제 전복에 가까운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최시형의 '천시인(天是人), 인시천(人是天)' 사상은 단순한 종교적 교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모든 인간 안에 신성이 깃들어 있다는 선언이자, 그 어떤 차별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평등의 외침이었다. 스승 최제우가 제시한 '시천주(侍天主)', 즉 한울님을 모신다는 개념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최시형은 인간 그 자체가 하늘임을 천명했다.
오늘날 우리는 인권과 평등을 당연한 가치로 여긴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타인을 '하늘처럼' 대하고 있는가? 직장에서 만나는 청소노동자를, 식당의 종업원을, 택배기사를 우리는 하늘같이 공경하는가?
최시형의 사상이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가 여기 있다. 법적 평등이 확립된 사회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사람을 차별한다. 학벌로, 재산으로, 직업으로, 때로는 외모로도 사람의 가치를 재단한다. '인시천'의 정신은 이러한 모든 차별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 사상의 실천성이다. 최시형은 단지 관념적 평등을 설파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모든 사람을 하늘같이 섬기라고 가르쳤다. 그의 가르침은 동학농민운동으로 이어져 신분제 폐지와 사회개혁의 불씨가 되었다.
현대사회는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에 직면해 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격차, 세대 간 갈등, 혐오와 배제의 언어들이 넘쳐난다. 이런 시대에 "모든 사람 안에 하늘이 있다"는 150년 전의 외침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오늘 만난 사람들을 어떻게 대했는가? 그들 안에서 하늘을 보았는가?
해월 최시형의 인시천 사상은 단순히 역사 속 종교사상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모든 사람이 하늘이라는 자각,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와 인권의 출발점이 아닐까.
人是天. 사람이 곧 하늘이다. 이 간명한 진리를 우리가 다시 기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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