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7 (토)
대검찰청이 30일 소액의 절도나 횡령 사건에 대해 형사처벌보다 상황을 고려한 유연한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경미재산범죄 처리 지침'을 제정·시행했다.
그동안 편의점 빵 한 개를 훔친 노숙인이나 생계형 절도 사건까지 일률적으로 형사처벌을 받아온 데 대한 사회적 비판이 반영된 조치다.
식료품 등 소비재 소액 범죄가 대상
새 지침에 따르면 경미재산범죄는 절도·횡령 등 재산범죄 중에서 식료품 같은 소비성 재화가 피해품이고 피해금액이 극히 경미한 경우로 정의된다. 피해액 산정 시에는 피의자와 피해자 양측 의견을 충분히 듣고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판단하도록 했다.
대검은 경미재산범죄의 경우 "범행 고의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수사 단계에서 고의 여부를 엄격히 판단하도록 해 억울한 피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사회적 약자 배려, 피해자 없어도 기소유예 가능
지침의 핵심은 일정 요건을 갖춘 경미재산범죄에 대해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무관하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한 점이다.
▴형사처벌 필요성이 크지 않고 ▴범행 동기에 참작할 사유가 있으며 ▴재범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기소유예가 가능하다. 특히 피의자가 장애인, 수급권자, 취약계층 등 사회적 약자에 해당하면 이를 유리한 양형 요소로 적극 반영하도록 명시했다.
다만 피해자 권리 보호를 위해 기소유예 처분 전 피해자 진술청취를 원칙으로 하고, 형사조정이나 검찰시민위원회 등을 통해 일반 국민의 의견을 듣는 절차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 눈높이 맞춘 처분 기대"
대검 관계자는 "최근 처벌가치가 낮은 경미재산범죄에 대해 일률적 형벌권 발동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처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형벌권 발동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각계 지적을 받아들여 국내외 입법례를 검토한 결과"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대검은 "본 지침 시행으로 경미재산범죄 사건에서 개별 사안의 구체적 특성을 고려한 유연한 사건처리가 늘어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처분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향후 대검은 지침 시행 경과를 점검하고 경미재산범죄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경미 사건에 대한 적정 처리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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