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5 (화)
한국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는 24일 오후 2시 부산 송정 쿠무다에서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생태계 조성을 위한 법적 과제’를 주제로 제90회 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회에 따르면 1999년 설립 이후 매년 네 차례 이상 학술대회를 열어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법적 문제와 제도개선 방향을 논의해 왔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도핑 규제의 공정성과 선수의 권리보호, 개정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른 입장권 부정거래 규제, 해양레저관광진흥법 시행 이후의 법적 쟁점을 다뤘다.
특히 오는 8월 28일 시행되는 개정 공연법은 공연 입장권 등의 부정구매와 부정판매를 금지하고, 부정판매자에게 판매금액의 50배 이하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부정판매로 취득한 금품이나 이익은 몰수할 수 있으며, 몰수가 불가능할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할 수 있다.
입장권 판매자와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는 부정구매와 부정판매를 막기 위한 조치 의무가 부과된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신고기관을 지정할 수 있고, 신고기관은 입장권 판매자와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 구매·판매 내역과 거래자 정보 등의 자료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 신고포상금 제도도 도입된다.
제90회 (사)한국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덕성여대 박정인교수 (왼쪽세번째)
제2주제 발표를 맡은 박정인 덕성여대 교수는 공연티켓 규제를 암표 근절의 관점에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소비자가 공연을 관람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예매를 취소하고 티켓대금을 환급받거나, 보유한 티켓을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재판매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며 “전자는 계약관계에서 이탈하는 방법이고 후자는 계약상 지위를 다른 소비자에게 이전해 경제적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공연티켓 시장에서는 공연일이 가까워질수록 높은 취소수수료가 부과되고 일정 시점 이후에는 취소가 제한된다. 티켓의 양도와 재판매 역시 공연기획자의 약관과 공연법상 규제로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박 교수는 “취소수수료와 재판매 규제를 별개의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두 제도는 공연을 관람할 수 없게 된 소비자가 경제적 손실을 어떻게 피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라는 하나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공연티켓 거래제도는 재판매를 얼마나 강하게 금지할 것인가보다 소비자가 공연을 관람할 수 없게 됐을 때 어떻게 공정하고 안전하게 계약관계에서 이탈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선방안으로는 취소된 좌석의 재판매 가능성을 반영한 취소수수료 산정, 예매수수료와 취소수수료의 성격 및 산정근거 공개, 비영리적·일회적 개인 간 양도와 전문적·상습적 재판매업의 구별, 공식 재판매시장의 도입 등을 제시했다.
취소된 좌석이 실제로 다시 판매된 경우에는 사업자에게 발생한 합리적인 행정비용을 제외한 취소수수료 일부를 최초 구매자에게 돌려주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소비자에게 과도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거나 계약해제·해지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약관을 규제해 왔다. 에어비앤비의 숙박예약 환불약관에 대해 과도한 위약금과 일률적인 수수료 환불 제한을 시정하도록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박 교수는 “사업자가 상당한 취소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소비자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티켓을 안전하게 양도하는 방법까지 광범위하게 제한한다면 계약관계에서 벗어날 수단을 이중으로 제한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연기획자에게 발생하는 정당한 손해를 보전하면서도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취소와 안전한 재판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공식 재판매시장도 암표를 허용하는 제도가 아니라 음성거래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소비자를 보호하는 방안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남기연 한국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 회장은 “부산은 공연문화와 스포츠, 해양레저관광이 함께 성장하고 있는 도시”라며 “부산 송정에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실효성 있는 법·제도 개선방향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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