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4 (화)

35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지만, 아버지 이인수 씨의 시계는 1991년 6월 20일에 멈춰 있다. 당시 두 살이던 외아들 이동훈 씨가 경기 파주시 금촌시장 한복판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씨는 지금도 아들의 얼굴을 떠올릴 때마다 눈시울을 붉힌다. 시간이 흘러 아이는 이제 서른여덟 살의 성인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부모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두 살배기 아들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사고가 발생한 날, 이동훈 군은 할아버지와 함께 평소처럼 금촌시장을 찾았다. 시장 안 순댓국집에서 잠시 머무는 동안 동훈 군은 가게 앞에서 세발자전거를 타며 놀고 있었다.
하지만 잠깐의 시간이 흐른 뒤 아이와 자전거는 모두 자취를 감췄다.
가족들은 처음에는 서로 아이를 데리고 있는 줄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온 뒤에야 동훈 군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곧바로 시장 일대와 주변을 찾아다니며 필사적인 수색에 나섰다.
가족들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고 지역 방송을 통해 공개 수소문에도 나섰지만 당시에는 CCTV조차 없어 행적을 추적하기 어려웠다.
더 큰 충격은 시간이 흐른 뒤 찾아왔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믿고 있었던 실종신고가 실제로는 접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것이다.
이인수 씨는 "당시 경찰에서 아이가 곧 돌아올 것이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고, 그 말을 믿고 기다렸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신고 자체가 접수되지 않았다"며 "초기 수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도 가장 큰 한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후 가족들은 전국의 장애인시설과 아동복지시설은 물론, 실종 가능성이 있다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다녔다.
그동안 몇 차례 제보가 들어오기도 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한 번은 아들과 닮은 사람을 봤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현장으로 향했지만 경찰 확인 결과 다른 사람이라는 소식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아버지는 당시의 기억을 또렷하게 간직하고 있다.
"두 살밖에 안 됐지만 또래보다 영리하고 의젓한 아이였습니다. 길을 걸을 때도 할아버지를 안쪽으로 모시고 자신은 차도 쪽으로 걸을 만큼 배려심이 많았습니다."
작은 몸으로도 가족을 먼저 생각했던 아들의 모습은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이 씨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거리에서 또래의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 동훈이도 저렇게 자랐을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한다. 겉으로는 담담한 모습을 보이려 하지만, 아들을 떠올릴 때마다 눈물이 앞선다.
이 씨는 "혹시라도 이 기사를 본 분 가운데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작은 제보라도 부탁드린다"며 "무엇보다 살아서 건강하게만 지내고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언젠가는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3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멈추지 않은 부모의 기다림. 이동훈 씨를 향한 가족의 사랑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며, 작은 기억 하나가 오랜 이별을 끝낼 희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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