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6 (월)
― 병은 왜 ‘조용히’ 시작되는가
우리 몸은 끊임없이 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균형을 맞춘다. 체온, 혈당, 혈중 이온 농도, 호르몬 분비까지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조절하는 이 능력을 ‘인체의 항상성’이라 한다. 이 항상성의 중심에서 조용하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호르몬샘이다. 눈에 보이지도, 통증을 일으키지도 않지만, 이 체계가 흔들릴 때 병은 서서히, 그러나 깊게 진행된다.
1. 당뇨병 ― 혈당 조절의 균형이 무너질 때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은 포도당이다. 특히 뇌는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전체 에너지의 20%를 소비하며, 오직 포도당만을 ‘청정연료’로 사용한다. 따라서 혈액 속 포도당 농도는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식사를 하면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혈액으로 들어간다. 이때 췌장은 즉각 이를 감지해 인슐린을 분비한다. 인슐린은 혈액 속 포도당을 각 조직세포로 이동시켜 에너지로 쓰게 하고, 남는 포도당은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한다. 반대로 식사를 거르거나 장시간 운동으로 혈당이 낮아지면, 췌장은 글루카곤을 분비해 저장된 글리코겐을 분해하고, 필요하면 지방과 단백질까지 분해해 포도당을 공급한다.
당뇨병이란 이 섬세한 조절 장치가 무너진 상태다.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거나, 분비되어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포도당은 세포로 들어가지 못하고 혈액 속에 과다하게 남는다. 그 결과 혈관, 신경, 발끝부터 서서히 손상되는 합병증이 나타난다. 당뇨는 단순한 혈당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인체 항상성 붕괴의 대표적 신호다.

2. 골다공증 ― 뼈는 운동의 명령을 따른다
뼈는 고정된 구조물이 아니다. 뼈를 만드는 골모세포와 뼈를 녹이는 파골세포가 동시에 작용하며 끊임없이 재구성된다. 이 과정은 혈중 칼슘 농도를 조절하고, 신체의 요구에 맞게 뼈의 강도를 조정하는 지혜로운 시스템이다.
이 균형을 조절하는 핵심은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이다. 성장호르몬은 나이가 들수록 서서히 감소하고, 성호르몬 역시 감소하지만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급격히 줄어든다. 그 결과 골모세포의 활동은 약해지고, 파골세포의 작용이 상대적으로 우세해져 골다공증이 발생한다.
중요한 사실은, 뼈는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만 강해진다는 점이다. 운동을 통해 근육이 뼈를 당기고 압박할 때, 몸은 비로소 “강한 뼈가 필요하다”는 신호를 받는다. 운동 없이 칼슘만 섭취하는 것은 저장되지 않는 재료를 계속 들여보내는 것과 같다. 그래서 골다공증의 최고의 치료이자 예방은 꾸준한 근육운동이다.

3. ‘컨디션’이라는 병 ― 갑상선의 침묵
우리는 흔히 말한다. “요즘 컨디션이 안 좋다.” 그러나 무기력, 피로, 추위 민감, 식욕부진, 체중감소, 근육경련, 이상감각, 관절경직, 피부 탄력 저하, 얼굴과 손발의 부종이 함께 나타난다면, 이는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다.
갑상선호르몬은 전신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이 기능이 저하되면 에너지 생산은 느려지고, 몸은 전반적으로 ‘저속 운행’에 들어간다. 반대로 항진되면 불안, 초조, 발한, 심계항진이 나타난다. 병원 검사에서 발견되기 전까지, 이 질환은 오랫동안 ‘컨디션 문제’라는 이름으로 방치되기 쉽다.

4. 근력이 심력이다
『인성철학』은 “근력이 곧 심력” 이라고 말한다. 즉 근육을 단련하는 의지는 곧 삶을 관리하려는 의지이며, 이는 신체뿐 아니라 정신의 안정으로 이어진다. 근육운동은 혈당을 조절하고, 과잉영양을 제거하며, 호르몬 균형을 회복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행위다. 특히 척추 주변 근육은 전신 장기와 연결된 신경의 통로를 보호하므로, 척추근육 강화는 곧 전신 건강의 기초라 할 수 있다.
병은 갑자기 오지 않는다. 항상성이 무너진 자리에, 서서히 스며든다. 오늘의 작은 운동, 식사의 절제,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는 태도가 내일의 질병을 막는다. 건강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삶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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