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9 (월)
2001년, 30여 년의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상장법인 상근감사로 근무하던 시기에 불면증이 찾아왔다. 새벽 2시면 잠이 깼고, 다시 잠들지 못하는 밤이 반복되었다. 몇 달이 지나자 몸은 급격히 쇠약해졌다. 감기는 약을 먹어도 한 달 넘게 지속되었고, 다리가 저리며 한기를 느끼는 날이 잦아졌다. 스트레스가 원인임을 알면서도, 그 스트레스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는 알지 못했다.
결국 나는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명상기관의 문을 두드렸다. 상담 끝에 ‘자아발견’이라는 특별수련 프로그램을 추천받았다. 신청서 설문지를 작성하던 중, 스스로에게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답변 속에는 현재의 불만과 좌절이 가득했고, 그 책임은 대부분 타인에게 향해 있었다. 그때 문득 ‘나는 내 삶의 고통을 남 탓으로만 돌리고 있구나’라는 깨달음이 찾아왔다. 그 순간부터 진짜 ‘나’를 만나고 싶어졌다.
명상의 화두는 ‘보다 포용력 있는 나’였다. 직장생활 동안 대부분의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몇몇 갈등 관계가 내 행복에 큰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이들마저 포용할 수 있을까를 질문하며 명상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내천(人乃天)’, 모든 사람의 내면에는 하늘의 마음이 있다는 깨달음에 이르렀다.
그동안 나와 상처를 주고받았던 사람들을 마음속으로 한 명씩 떠올리며, 그들 역시 :하늘 마음'을 폼고 있는 소중한 존재임음을 이해하며 나의 미숙함과 날 선 언행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 10명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마친 그 순간,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가 일어났다. 오랫동안 나를 짓눌렀던 감정의 어둠이 사라지고, 기쁨과 평온이 밀려왔다. 세상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산과 들이 아름답게 다가왔고, 찬송과 기도에 눈물이 흘러나왔다.
이후 나는 영성과 건강에 관한 책들을 탐독하기 시작했고, 그중 닐 도널드 월쉬의 『신과 나눈 이야기』에서 “모든 병은 스스로 창조한다”는 문장을 만났다. 이어서 선배의 권유로 대체의학 과정을 수학하게 되면서, 이 문장이 단순한 신비주의가 아니라, 감정과 생각이 신경계와 면역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현대 의학의 발견과 맞닿아 있음을 알게 되었다. 걱정과 두려움, 미움 같은 감정은 몸에 지속적인 긴장 상태를 만들고, 결국 질병이라는 형태로 드러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이 경험과 교육과정 이후 건강과 마음을 주제로 상담과 강의를 이어오고 있다. 많은 이들이 병을 ‘없애야 할 적’으로만 여기지만, 때로 병은 삶의 방향을 점검하라는 가장 정직한 신호다. 나에게 불면증은 고통이었지만, 동시에 삶을 근본적으로 성찰하게 만든 축복이었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일 때, 건강은 회복의 길을 찾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나에게 깨달음의 축복이 된 인내천, 모든 사람들은 누구나 '하늘 마음'을 품고있는 소중한 존재이기에, 이를 이해하고 존중할 때, 우리 사회는 더욱 밝게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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