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6 (토)

▲ 전치덕 우아 의료재단 상임이사
[검경합동신문 이은습 기자] 골목길의 등불, 주민의 안심을 지키다.
골목길의 깊은 어둠을 걷다 보면, 그 길을 밝히는 것이 단순한 가로등 불빛만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의 온기, 이웃을 지키겠다는 마음, 그리고 묵묵한 헌신이 그 빛 속에 함께 담겨 있다.
2024년 10월 나는 울산 중구 병영2동 자율방범대원의 첫발을 내디뎠다. ‘우리 마을의 안전은 우리가 지킨다’는 생각과 뜻이 모여 만들어진 조직이었다. 해가 지고 난 뒤 어둠이 깔리는 저녁, 골목과 공원, 주택가를 돌며 범죄를 예방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장마철 비가 쏟아지는 날도,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밤도, 우리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겨울, 차디찬 바람을 뚫고 순찰을 돌던 어느 날이었다. 작은 손에 따뜻한 음료를 들고 다가와 “방범 아저씨, 안녕하세요!” 하고 웃어주던 아이들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 “고맙습니다”, “수고하십니다”라는 짧은 인사말 한마디에 온몸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봉사는 대단한 능력이나 특출한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안전하게 만드는 작은 행동이 쌓여 결국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밤의 골목은 언제나 적막하다. 문을 닫은 가게들, 인적이 드문 주택가, 가로등 불빛조차 희미한 길목들. 그러나 그곳을 묵묵히 지키는 사람들이 있기에 마을은 무너지지 않는다. 인사를 건네고, 안부를 나누며, 주민들의 불안을 조금씩 덜어주는 그 모든 과정이 곧 공동체의 안전망이 된다. 경찰 자료에 따르면, 순찰이 꾸준히 이루어지는 지역은 그렇지 않은 곳보다 절도나 침입 범죄율이 현저히 낮다고 한다. 골목길은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지만, 매일 이어지는 발자국 소리 하나가 범죄의 그림자를 걷어낸다.
순찰을 하다 보면 뜻밖의 순간과도 마주한다. 늦은 밤 길을 잃은 치매 어르신을 발견해 가족에게 안전하게 모셔드린 일, 골목 담장 너머에서 연기를 감지해 큰 사고를 막은 경험도 있었다. 이런 작은 순간들이 주민과의 신뢰를 쌓고, 마을 공동체의 유대감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그러나 과제도 분명 존재한다. 많은 대원들이 생업과 병행하며 봉사를 이어가기에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 또한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장비 지원, 순찰 차량 확보, 체계적인 교육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특히 청소년과 신혼부부가 많은 신흥 주택가에서는 주차 문제, 야간 보행 안전 같은 새로운 과제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런 현실은 자율방범대의 활동이 단순히 ‘순찰’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지역 안전 문화’로 확산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방범 활동을 더욱 체계화하고 주민 참여를 넓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안전지도 제작, 취약 지역을 밝혀주는 야간 안전 귀갓길 조성,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 예방 교육 등은 작은 마을을 더 튼튼한 울타리로 만든다. 또한 청년층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방범 활동을 하나의 ‘지역 문화’로 자리잡게 할 수도 있다. 축제와 봉사가 결합된 프로그램, 가족이 함께하는 야간 걷기 캠페인, 지역 상인회와 협력하는 방범 네트워크 구축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오늘도 어둠이 내린 골목을 걷는다. 고요 속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 그 소리에 기대어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다면, 그것이 내가 이 길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일 것이다. 작은 등불이 하나둘 모이면, 마을 전체가 환하게 빛난다. 그 소중한 빛이 꺼지지 않도록 우리는 오늘도 걸어간다.
결국 골목길의 어둠을 밝히는 건 전력으로 켜진 가로등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관심과 사랑의 마음이라는 사실. 나는 그 믿음을 품고 오늘도 발걸음을 내딛는다. 주민의 안심을 지키는 길 위의 등불이 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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