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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3 ]유은지의 관계학교 '관계에 대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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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교육/건강

[ 칼럼3 ]유은지의 관계학교 '관계에 대한 해석'

 

 

[ 유은지의 관계학교 ] 관계에 대한 해석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공들인 시간 때문이야. 하지만 너는 이것을 잊으면 안 돼. 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는 거야. 너는 장미에 대한 책임이 있어.”

 

 

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후배와 시간을 보내면서 불현듯 떠오른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의 한 구절이다.

 

 

소설 ‘어린 왕자’는 행복, 사랑, 내면의 성장 등 다양한 관점으로 책을 해석할 수 있지만 내 머릿속에 늘 자리 잡고 있는 것은 ‘길들여짐’에 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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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은지 칼럼리스트>

 

 

길들여짐에 대한 이야기는 소설 속 어린 왕자와 사막 여우가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어린 왕자는 사막 여우를 보고는 함께 놀자고 한다. 하지만 사막 여우는 길들여지지 않았으므로 어린 왕자와 놀 수 없다고 말한다.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사람들은 거의 잊어버린 말이지.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네가 날 길들이면 우린 서로 필요해진단다. 넌 내게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 거야. 나도 네게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여우가 되고.”

 

 

사막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자신을 길들여 달라고 부탁한다. 길들이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며, 날마다 조금씩 자신에게 더 가까이 와서 앉으라고 한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비대면에 익숙해져서인지, 새로운 기술의 발전 때문인지 콜포비아(전화두려움), 관계포비아(관계두려움)가 늘어가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대화보다는 텍스트로 소통하길 선호하고, 다수와 함께 식사하기보다는 혼밥을 즐기며, 이성관계도 줄어들고 있다는 내용은 어린 왕자의 사막 여우를 떠올리게 했다.

 

 

관계 맺음에 있어 조심스러워지는 요즈음, ‘인내심을 가지고 나를 길들여 달라.’는 요구를 하는 사막 여우의 태도에 여러 생각이 들었다. 관계를 맺는 다는 것은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으며, 불필요할지도 모르는 감정들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사막 여우가 이야기한 길들여짐. 관계 맺음에 대한 견해는 다르겠지만 나에게 있어 길들여진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드는 것. 즉 의미 있는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의미가 부여되었다는 것은 각자에게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서로에게 길들여짐으로써 관계는 더욱 깊어지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더 헤아릴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 길들여짐. 즉 관계 맺기가 아닐까.

 

 

길들여짐의 과정에는 불편하고 어려운 부분도, 기쁘고 행복한 순간도 있을 것이다. 관계란 매번 좋을 수 없으니 말이다. 이렇듯 어떠한 관계이든 책임이 따르게 되는데, 책임을 동반하는 관계 맺기가 어쩌면 오늘날 세대에게 관계포비아를 만드는 부담스러운 요인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과의 단절이 아닌 관계를 맺는 편을 선택한다는 것은 삶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것이다.

 

 

아마도 사막 여우는 어린 왕자가 떠난 뒤에도, 밀밭이 황금빛으로 변하는 시기가 오면 어린 왕자의 금빛 머리카락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내가 간혹 빵집의 에그 타르트를 마주하면 유달리 생각나는 친구가 있듯이 말이다. 의미 있는 존재는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늘 마음속에 함께하는 대상이 된다.

 

 

작별 인사를 하는 어린 왕자에게 사막 여우는 중요한 비밀을 말해준다.

 

 

“비밀 하나를 알려줄게. 아주 간단한 건데, 마음으로만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관계에 있어 마음으로 본다는 것은, 상대가 말하지 않는 그 너머를 알아차리는 것이 아닐까. 나의 기준과 관점을 잠시 내려놓고 ‘그럴 수도 있었겠다.’ 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 그리고 나를 대하듯 상대를 헤아리려는 태도라 생각된다.

어느 누구에게나 길들여진 관계가 있다. 가족, 친구, 동료, 사랑하는 사람, 반려동물, 애착을 가지는 물건까지. 그 존재들은 특별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함으로써 더욱 특별해지는 것이다.

 

 

연말연시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우리 삶의 특별한 존재들을 떠올려보고, 함께 할 수 있는 하루였으면 한다.

 

 

그리고 너무 멀리 있어 시간을 나눌 수 없는 이에게도 안부 인사를 남겨보아도 좋겠다.

 

 

 

 

“별들이 아름다운 건 눈에 보이지 않는 한 송이 꽃 때문이야.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 우물이 숨어있어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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