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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사 하나에 담은 책임과 헌신”…해군 군무원 원종일, 병영문학상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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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사 하나에 담은 책임과 헌신”…해군 군무원 원종일, 병영문학상 최우수상

두 차례 산업재해와 시각장애 딛고 45세에 해군 군무원으로 재도전‘병영의 달인’에서 문학인으로…정비·보급 현장의 경험을 수필로 승화“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기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의 가치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우리 가족의 영웅, 환영해요.”

해외 파견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아버지를 위해 딸이 현관문에 붙여놓았던 짧은 문장이 한 편의 수필이 됐다. 그리고 그 수필은 한 기술자의 오랜 삶을 문학으로 이어주는 계기가 됐다.

해군 군수 현장에서 함정 정비와 보급업무를 수행해 온 원종일(58) 군무주무관이 14일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제25회 병영문학상 시상식에서 수필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나사 하나가 출항을 붙든다」.

거대한 함정을 움직이는 작은 부품의 중요성에 착안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다하는 사람들의 책임과 헌신을 담아낸 작품이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수상작의 일부가 전문 낭독자의 목소리로 소개됐다.

“제자리를 지키는 작은 부품 하나. 그리고 자기 자리를 지키는 사람 하나. 우리의 바다는 그런 사람들에 의해 오늘도 묵묵히 움직이고 있다.”

작품의 마지막 문장은 그가 오랜 시간 현장에서 경험하고 실천해 온 삶의 철학과 맞닿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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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산업재해를 넘어 다시 선택한 공직의 길

원 주무관은 젊은 시절 선박 기관사로 근무하며 바다와 기관실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 

그러나 결혼을 앞두고 발생한 폭발사고로 심한 화상을 입었다. 생사의 고비를 넘긴 뒤에도 오랜 재활을 거쳐야 했다.

다시 현장으로 돌아온 뒤에는 조선소 근무 중 또 다른 사고로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익숙했던 일상은 달라졌지만 오랫동안 쌓아온 기술과 경험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는 마흔다섯 살에 해군 군무원에 도전했다. 그리고 합격했다. 그에게 군무원 임용은 단순히 새로운 직장을 얻는 일이 아니었다. 산업현장에서 쌓아온 전문성을 국가와 사회를 위해 다시 활용할 수 있게 된 새로운 출발이었다. 해군 정비 현장으로 돌아온 그는 한쪽 시야의 불편함 속에서도 작은 이상을 놓치지 않으려고 더욱 신중하게 작업했다. 그렇게 기술자의 경험은 공직자의 책임감과 만나게 됐다.

 

▶함정을 정비하던 기술자, 부품을 지키는 군무원이 되다

원 주무관은 해군 정비창에서 함정 기관장비 정비업무를 수행했다.

오랜 선박 기관사 경험을 바탕으로 동료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장비의 안전한 운용을 위해 노력했다.

정비 현장에서 한 동료가 그에게 건넨 말이 있었다.

“형, 진짜 병영의 달인이네요.”

그 말은 훗날 현실이 됐다.

원 주무관은 2022년 국방TV ‘병영의 달인’으로 소개되며 현장 기술자의 전문성과 경험을 알렸다.

그러나 오랜 정비 경험은 그에게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했다.

아무리 뛰어난 정비 기술이 있어도 필요한 부품이 제때 준비되지 않으면 현장의 업무가 원활하게 이어질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이후 보급창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함정 기관부속 저장관리 업무를 맡았다.

과거에는 기관실에서 직접 함정을 정비했다면, 이제는 그 정비에 필요한 부품을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업무는 달라졌지만 목표는 같았다.

함정이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자신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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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나사 하나에 사람들의 소중함을 담았습니다”

시상식에서 사회자는 원 주무관에게 작품 제목에 담긴 의미를 물었다.

원 주무관은 현장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작은 부품의 가치를 설명했다.

“정비 현장에서는 아무리 큰 장비라도 작은 부품 하나가 제때 준비되지 않으면 작업이 멈출 수 있습니다. 어느 날 창고에서 작은 나사를 바라보다가 문득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이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역할을 다하는 사람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거대한 함정이 바다를 지킬 수 있는 것은 눈에 보이는 장비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기 역할을 다하는 많은 사람 덕분입니다. 그래서 작은 나사 하나에 그런 사람들의 소중함을 담고 싶었습니다.”

그가 작품에서 말하는 작은 나사는 단순한 부품이 아니다.

조직과 사회 곳곳에서 맡은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는 사람들의 가치를 상징한다.

 

▶경험을 기록으로, 안전을 습관으로

원 주무관은 보급 현장에서 숙련자들의 경험을 조직의 자산으로 남기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개인의 기억에 의존하던 업무를 사진과 기록으로 정리하고, 후배들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작업절차와 기준을 체계화하는 데 힘을 보탰다.

작업 전 위험요인을 함께 확인하는 TBM(Tool Box Meeting) 역시 현장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과정으로 여겼다.

그가 오랜 현장 경험을 통해 얻은 안전철학은 단순했다.

‘한 번 더 보고, 한 번 더 묻고, 한 번 더 확인하는 것.’

큰 사고를 예방하는 출발점은 거창한 구호보다 작은 이상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데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는 공직자로서의 책임감과도 연결된다.

자신이 맡은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뿐 아니라, 동료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도 중요한 책무라는 것이다.

그러한 현장 경험은 그의 문학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딸이 건넨 한마디, “우리 가족의 영웅”

2022년 해외 파견 임무를 마치고 귀국한 날, 원 주무관은 집 현관문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딸이 직접 쓴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의 영웅, 환영해요.”

그는 스스로를 영웅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맡은 일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딸의 짧은 한마디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누군가에게는 자기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평범한 사람도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기 때문이다.

이 경험은 수상작 전체를 관통하는 ‘자기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라는 메시지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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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영의 달인’에서 문학인으로…또 하나의 도전

원 주무관은 오랜 기간 산업현장과 해군 정비·보급 현장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2017년 해군 핵심가치 실천인에 선정됐고, 2020년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2022년 국방TV ‘병영의 달인’으로 소개됐으며, 2025년에는 국방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그리고 2026년 제25회 병영문학상 수필부문 최우수상이라는 새로운 성취를 이뤘다.

특히 이번 수상으로 한국문인협회 입회 자격을 얻게 되면서 문학인으로서 새로운 출발선에도 서게 됐다.

원 주무관은 수상 소감에서 동료들과 가족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오늘의 이 상은 저 혼자만의 상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동료들과 함께 받은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어 앞으로도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글을 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가 이번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특별한 영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자리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하는 사람들의 가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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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주무관은 작품에 담은 바람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내가 지키는 자리도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자리구나’ 하고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박 기관사에서 해군 군무원으로, 함정 정비 현장에서 보급 현장으로, 그리고 이제는 자신의 경험을 문장으로 기록하는 문학인으로.

그의 삶은 여러 번 방향을 바꿨지만 한 가지는 달라지지 않았다.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끝까지 책임을 다하려는 마음이었다.

작은 나사 하나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그렇게 한 사람의 삶을 지나, 우리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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