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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딸 다섯을 키워낸 손, 우리를 키워낸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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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아들딸 다섯을 키워낸 손, 우리를 키워낸 마음

의령 칠곡면 내조, 90번째 생신의 조촐한 기념파티

  경남 의령군 칠곡면 내조. 겨울바람이 골목을 훑고 지나가도, 큰어머니 집 마당에는 이상하게 따뜻한 기운이 먼저 들어왔다. 오늘은 우리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큰어머니 이임희 여사님의 90번째 생신을 축하하는 날이다. 큰어머니는 2남 3녀를 키워내셨다. 그리고 그 다섯 남매만 키워내신 게 아니었다. 내 이름 원종일이 아직 세상 물정 모르던 젖먹이 때부터, 일곱 살까지 품으로 키워주신 분이 바로 큰어머니다. “어릴 때 네가 얼마나 울었는지 아나.” 그 말씀 한마디에, 나는 웃으면서도 목이 먼저 잠겼다. 그 울음을 받아내던 손, 그 밤들을 지켜내던 마음이 떠올라서다. 요즘 큰어머니는 무릎이 좋지 않으셔서 고생이 많다. 솔직히 말하면, “온몸 안 아픈 곳이 어디 있을까” 싶은 세월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큰어머니는 우리를 보자 먼저 웃으셨다. 아픈 건 몸이지만, 오늘만큼은 마음이라도 편하고 기분 좋은 날이 되길 바라며 우리는 더 조심스럽게, 더 다정하게 하루를 만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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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딸의 시간, 손주들의 웃음, 증손주 예솔이의 인사… 오늘은 ‘가족’이었습니다.
 

식탁 위에는 큰 잔치상이 아니라 소박한 케이크와 따뜻한 밥상, 그리고 오랜만에 한집에 모인 아들딸, 손자 손녀, 증손주의 웃음이 있었다. 누군가는 초를 켜고, 누군가는 사진을 찍고, 누군가는 큰어머니 손등을 쓰다듬었다. 그 손등에는 말로 다 못하는 세월이 있었고, 그 세월은 오늘 한 장의 가족사진으로 남았다. 우리는 알고 있다. 큰어머니의 90년은 단지 ‘오래 사셨다’가 아니라, 누군가를 살게 하고, 누군가를 키워낸 시간이라는 것을. 오늘 이 조촐한 파티는 그래서 축하이면서도, 감사 인사였다. 큰어머니, 부디 오늘 하루만큼은 통증도 잠시 비켜서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웃음이 길게 남는 날이 되시길 바랍니다.우리 가족이 이렇게 모여 “사랑합니다”를 눈으로 보여드린 오늘을, 오래오래 건강의 기억으로 간직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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