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0 (화)



“밥 한 끼가 사람을 이어주는 끈이 됩니다”지명스님, 8년째 이어온 무료 도시락 나눔
매주 토요일 아침, 자운사 주방은 분주하다. 커다란 가마솥에서는 김이 피어오르고,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은 쉼 없이 움직인다. 이 풍경의 중심에는 8년째 한결같이 자리를 지켜온 지명스님이 있다. 그는 매주 100여 개의 무료 도시락을 손수 준비해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하고 있다.
― 도시락 나눔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사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닙니다. 저 역시 누군가의 밥 한 끼가 절실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받았던 따뜻한 손길 덕분에 버틸 수 있었지요. 이제는 제가 그 마음을 다시 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벌써 8년이 되었습니다.”

― 매주 100여 개의 도시락을 준비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몸은 힘들지요. 하지만 도시락을 받은 분들이 ‘고맙다’며 웃어주실 때면 피로가 사라집니다. 무엇보다 도시락이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통로가 된다는 걸 알게 되면서 더 큰 힘을 얻습니다.”
― 도시락 나눔이 지역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처음에는 도시락을 받던 분들이 시간이 지나 봉사자로 참여하기도 합니다. 자원봉사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나눔의 선순환’이 만들어지고 있지요. 밥 한 끼가 이웃을 이어주고, 마을을 묶어주는 끈이 된다는 걸 현장에서 늘 느낍니다.”
― 봉사에 필요한 재료와 비용은 어떻게 마련하십니까?“쌀, 라면, 김치, 계란 같은 기본 재료는 대부분 불자들과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충당합니다. 어떤 분은 매달 일정 금액을 후원하고, 또 어떤 분은 직접 김치를 담가 가져다주시기도 하지요. 저는 늘 말씀드립니다. 나눔은 결코 혼자의 힘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고요. 많은 분들의 정성이 모였기에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어느 날은 도시락을 받던 분이 조용히 봉사에 합류하셨습니다. ‘이제 제가 조금이라도 갚아야 할 것 같아 왔습니다’라고 하시는데, 그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 장면이야말로 제가 봉사를 이어가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저는 자비를 거창하게 보지 않습니다. 내가 가진 것을 조금 나누고, 이웃을 살피는 마음이 곧 자비라고 믿습니다. 밥 한 끼로 누군가의 하루가 따뜻해진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이 길을 걸어가려 합니다.”
현재 자운사의 도시락 나눔은 지역 주민과 불자들의 후원,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로 이어지고 있다. 지명스님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당부했다.
“쌀, 라면, 잡곡류, 김치, 건어물, 계란, 생필품 등은 늘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함께 마음을 나눠줄 자원봉사자가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작은 도시락 한 끼.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온기는 누군가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고, 지역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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