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9 (목)
【칼럼 : 김현옥 한국장애인식개선강사협회 본부장】
두 아이를 키워낸 어머니이자 대한민국의 한 시민으로서, 나는 한 가지 질문을 마주해 왔다. 우리는 과연 ‘함께 살아가고 있는가’. 오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나는 그 답을 다시 생각해 본다.
직장에서 나는 ‘보이지 않는 연결’의 중요성을 배운다. 필요한 부품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정비도 무용지물이 되듯, 사회 역시 보이지 않는 배려와 이해가 없다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장애인을 위한 제도 또한 마찬가지다. 단순한 고용 숫자가 아니라, 함께 일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가정에서는 또 다른 시선을 배운다.
아이를 키우며 깨달은 것은 ‘차이’는 틀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아이마다 속도와 방식이 다르듯 사람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장애를 ‘다름’이 아닌 ‘부족함’으로 바라본다. 그 순간 벽이 생긴다. 이해 대신 판단이, 배려 대신 거리감이 자리 잡는다.
오늘날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고 일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이 변화 속에서 장애인은 여전히 뒤에 서 있는 경우가 많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기회는 평등하게 나누어지지 않았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
나는 해군 보급창에서 일하며 확신하게 됐다. 시스템이 바뀌면 결과가 바뀐다. 장애인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고용 확대가 아니라, 개인의 역량에 맞는 일자리 설계가 필요하다. 원격근무, 맞춤형 직무 개발, 지속적인 교육 기회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제도보다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우리의 시선이다. 장애인을 ‘도움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바라보는 것, 그것이 변화의 출발점이다.
나는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세상은 혼자 사는 곳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고.”
장애인의 날은 특정한 누군가를 위한 날이 아니다.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날이다. 누구나 삶의 어느 순간, 도움이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급창에서, 가정에서, 그리고 사회 속에서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
우리가 조금 더 이해하고, 조금 더 기다려준다면 세상은 훨씬 따뜻해질 수 있다고. 포용은 정책이 아니라 태도이며, 변화는 우리의 일상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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