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2 (금)
윤영석 의원(양산시 갑구,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이 기획예산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존 일반·특별회계 및 다른 기금에서 미래대응기금으로 이관되는 55개 사업의 2027년도 예산은 총 24조1,824억 원으로, 기금 사업성 지출 45조3,858억 원의 53.3%에 달했다. 특히 국회에서 반복적으로 문제를 지적받거나 집행 부진·대규모 이월·불용 등이 확인된 주요 사업 16개의 예산만 12조9,961억 원에 이르렀다. 윤 의원은 “기금관리주체와 실제 사업 집행부처가 분리되면서 소관 상임위원회의 전문적인 예산·결산 심사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26년 7월 말 기준 실집행률 하위 10개 사업의 평균 실집행률은 23.5%에 불과했다. 대표적인 사례인 AI기반 분산전력망 산업육성 사업은 2026년 수정계획액이 2,759억 1,600만 원이었고, 7월까지 정부 집행액은 911억 2,000만 원이었으나 사업시행주체의 실제 집행액은 5,500만 원으로 실집행률이 0.06%에 그쳤다. 그럼에도 정부는 2027년 미래대응기금에 이 사업비로 5,968억 6,000만 원을 편성했다.
청년문화예술패스 역시 2024년 170억원 가운데 42억4,100만원만 집행돼 집행률이 24.9%에 불과했고 95억1,000만원이 이월되어 국회에서도 집행률 저조와 부정사용 예방 필요성이 잇따라 지적된 바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 사업을 문화예술진흥기금에서 미래대응기금으로 옮기면서 2026년 361억원에서 2027년 7,925억원으로 약 22배 확대했다. 지원대상도 28만명에서 약 643만명으로 급증한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 “정상적인 예산 편성이라면 집행률이 떨어지고 국회에서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된 사업은 먼저 구조조정하고 성과를 검증하는 것이 순서”라며, “그런데 미래대응기금은 부실을 털어내기는커녕 ‘미래’라는 간판을 새로 달아 예산을 더 얹어주는 구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처 자체평가에서조차 ‘미흡’ 판정한 사업까지 미래대응기금으로 사례도 확인되었다. 청년월세지원 사업은 국회에서 대상자 과다추계, 소득·재산 확인 미흡, 연례적 이월, 부정수급 환수, 미편성 신규사업을 위한 예산 전용 문제 등이 지적됐다. 부처 자체평가에서도 2023년과 2024년 연속 ‘미흡’ 판정을 받았다. 실제 2023년 시행주체 실집행률은 66.0%로 212억800만원이 불용됐고, 2025년에도 204억1,100만원 이월과 49억4,700만원의 불용이 발생했다. 2026년 7월 실집행률도 30.1%에 그쳤다.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도 고용유지율을 제대로 반영한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는 국회의 지적이 반복됐으며,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평가에서 2023년과 2024년 연속 ‘개선 필요’, 2026년 통합재정사업평가에서도 ‘사업개선’ 판정을 받았다. 윤 의원은 “국회가 수년간 문제를 찾아내고 시정을 요구한 사업을 제대로 고치기도 전에 통째로 새 기금에 옮긴다면 국회의 결산심사와 재정사업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재정건전성 문제와 함께 국회의 재정통제 약화도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미래대응기금은 기획예산처가 기금관리주체가 되지만, 실제 사업은 문체부·고용노동부·국토부·과기정통부·산업부·교육부 등 여러 부처가 집행한다. 예컨대 청년문화예술패스는 미래대응기금상 기획예산처 소관으로 분류되지만 사업 자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수행한다. 윤 의원은 “국토부 사업은 국토위가, 노동부 사업은 환노위가, 과기정통부 사업은 과방위가 가장 잘 안다. 실제로 이번에 확인된 집행부진과 사업설계 문제도 각 상임위가 수년간 결산과 국감을 통해 찾아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 사업 수십 개를 하나의 초대형 기금으로 모아 관리부처를 기획예산처로 바꾸면 실제 사업을 담당하는 부처의 소관 상임위와 예·결산 심사의 연계가 약화될 우려가 크다”며 “기금 이관이 국회의 전문적 심사를 약화시키는 ‘재정 우회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2026년 본예산 대비 국가채무가 106조 원 늘어나는 상황에서 104.4조 원을 미래대응기금의 여유자금으로 적립하고, 국회에서 반복적으로 문제를 지적받거나 집행률이 낮고 이월·불용이 발생한 사업까지 미래대응기금으로 옮기는 것은 미래투자가 아니라 부실사업의 간판갈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투자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모든 지출이 미래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세수가 더 걷히면 우선 빚부터 줄이고, 문제가 지적된 사업은 바로잡는 것이 상식적인 재정운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빚은 더 내고, 성과가 의심되는 사업은 기금으로 옮기면서 국회의 예산 심의와 통제까지 약화시킨다면 결국 그 부담은 미래세대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라며 “미래대응기금이 정권의 거대한 쌈짓돈이나 부실사업의 도피처로 변질되지 않도록 사업의 필요성과 성과를 철저히 검증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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