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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을 내리니, 마음이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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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닻을 내리니, 마음이 쉬었다

세대와 마음을 잇는 푸른 바다의 하룻밤

[칼럼 : 황수진] 세대와 마음을 잇는 푸른 바다의 하룻밤

배가(선박)이 '닻을 내린다'는 것은 출렁이는 바다를 잠시 벗어나 안전한 항구에서 쉼을 얻는 일이다. 우리의 마음도 그랬다. 번잡한 일상을 뒤로 하고 푸른 바다와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울산 대왕암공원 캠핑장에 닻을 내리니, 출렁이던 마음이 잔잔해졌다.


지난 주일, 해군 보급창에서 함께 일하는 군무원 동료들과 그 가족들이 글램핑을 떠났다. 30~50대 부모 세대부터 10대 청소년과 초등학생 자녀들, 그리고 3세 아이까지 참여한 세대 통합 캠프였다.


우리가 향한 곳은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오토캠핑장 내 카라반 구역이었다. 도심을 벗어나 마주한 푸른 동해, 바다와 해송 숲 풍경에 모두의 가슴이 설렜다. 준비해 온 짐을 풀자, 아이들은 텐트 주변 잔디밭을 금세 놀이터로 만들며 뛰어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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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캠핑의 하이라이트는 다 함께 준비한 바비큐 만찬이었다. 숯불 그릴 위에 두툼한 돼지고기와 소시지를 올리고, 어묵 꼬치까지 푸짐하게 구워 냈다. 평소 요리에 서툰 아빠들도 이날만큼은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고기를 굽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그릴 주변으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던 아이들은 지글지글 고기가 익어가는 소리에 환호성을 질렀다.


식사 후에는 30대, 40대, 50대 어른들끼리 즐기는 레크리에이션 시간이 이어졌다. 먼저 빙고 게임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이어진 손바닥 끈끈이 게임에서는 바닥에 놓인 천 원짜리 지폐를 먼저 찍기 위해 모두가 유쾌한 경쟁을 펼쳤다. 잔디밭은 웃음과 함성으로 가득 찼고, 어른들도 마치 아이처럼 신나게 뛰어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함께 웃고 땀을 흘리다 보니 어느새 서로의 마음도 가까워졌다. 아이들은 평소보다 듬직해 보이는 부모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고, 어른들은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에 오히려 위로를 받았다. 나 역시 동료들이 직장에서 보여주던 모습과는 다른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했다. 함께 보낸 하루 덕분에 우리 사이의 정이 한층 더 돈독해진 느낌이었다.


밤이 깊어 갈 무렵, 한 손엔 따뜻한 차를 들고 잠시 캠핑장 주변을 거닐었다. 칠흑 같은 하늘에는 총총 별빛이 내려앉고, 멀리서 파도 소리가 잔잔하게 귓가를 간질였다. 바닷바람에 실려 온 솔향(松香)을 맡으니, 코끝이 상쾌해졌다. 도시에서는 좀처럼 느낄 수 없는 고요함, 속에서 마음도 따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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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 예서를 키우느라 정신없던 엄마로서, 모처럼 아이와 함께 마음 놓고 뛰놀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 아들도 카라반에서 처음 맞는 밤이 신기했는지 한참을 깔깔대다가 내 품에 안겨 스르륵 잠들었다. 그렇게 자연 속에서 가족과 동료들과 하루를 보내며, 나도 엄마이자 직장인으로 지내느라 잊고 지냈던 '나 자신'을 다독여 줄 수 있었다.


이번 캠프는 해군 보급창 직원들이 만든 힐링 동아리 '푸른닻 힐링단'이 주최한 행사였다. '푸른닻'이라는 이름에는 거친 바다 위에 닻을 내려 배를 쉬게 하듯, 지친 마음에도 닻을 내려 휴식을 주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푸른닻 힐링단’의 로고 또한 파란 닻 모양으로, 이러한 마음의 안식과 치유를 상징한다. 닻을 내리고 잠시 쉬어 간 마음은 다시 일상의 바다로 나아갈 힘을 얻었다.


글쓴이 | 황수진 주무관(해군 군무원, 3세 자녀를 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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