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6 (금)
수도권 일극 체제를 타파하고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충청권'과 '호남권'의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국회에 제출된 양 지역의 통합 특별법안에서 미묘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발견돼 지역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과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정밀 분석한 결과, 두 법안 모두 파격적인 권한 이양을 담고 있으나 '특례의 강도' 면에서 광주·전남 법안이 특정 분야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충청권 메가시티가 '무늬만 통합'에 그치지 않으려면, 타 지역 법안과의 비교 분석을 통해 우리 지역에 실질적인 이익이 되는 '독소 조항 제거'와 '알짜 특례 삽입' 전략이 절실함을 시사한다.
두 법안은 기본적으로 통합특별시를 설치해 정부 직할로 두고,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법적 위상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 핵심 재정 특례인 '보통교부세 산정 시 기준재정수요액과 수입액 차액의 25%를 10년간 추가 지원'하는 조항도 동일하게 포함되어, 통합 초기의 재정적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공통된 의지를 보여준다.
국무총리 소속 지원위원회 설치와 부시장(4명) 정수 확대 등 행정 조직 특례 역시 대동소이하여, 통합특별시의 행정적 기반을 강화하려는 목표는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통점 뒤에 숨겨진 '특례의 강도' 차이는 통합의 실질적인 효과를 가를 수 있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광주·전남 법안은 특정 분야에서 충남·대전 법안보다 더 구체적이고 과감한 특례 조항을 담아 '공격적으로 법안을 설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광주·전남 법안에만 존재하는 '지정면세점' 설치 조항이다.
이 조항은 통합특별시 관할구역 내 공항·항만 등에 지정면세점을 설치하고, '통합특별시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여행객', 즉 내국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현재 제주특별자치도에서만 누리고 있는 강력한 관광 특례로, 지역 경제에 즉각적인 파급력을 줄 수 있는 '알짜' 조항임에도 불구하고 충남·대전 법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도 광주·전남의 실속이 두드러진다. 광주·전남 법안은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공동접속설비 설치·운영 비용을 국가가 전부 부담한다'고 명시하여, 막대한 비용이 드는 전력망 인프라 구축을 국가 의무로 못 박았다.
이는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재정 부담과 규제 철폐'를 이끌어내는 데 있어 충남·대전 법안보다 더 구체적이고 과감한 조항을 담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조항들은 통합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중앙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을 명문화하려는 호남권의 전략적 접근을 보여준다.
반면 충남·대전 법안이 우위를 점하는 부분은 '교육 재정'이다. 충남·대전 법안은 '통합특별교육교부금'을 별도로 신설하고, 그 재원을 '내국세 총액의 1,000분의 3'으로 못 박았다.
이는 내국세 규모에 따라 매년 수조 원대가 될 수 있는 막대한 예산을 법률로 보장받는 강력한 재정 안전장치다. 또한, 충남·대전 법안은 법안 명칭에서부터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를 명시하며 대덕특구와 계룡대 등을 연계한 국방산업혁신클러스터, 우주·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에 방점을 찍었다.
이는 충남·대전이 가진 기존의 강점을 극대화하여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충청권의 강점들이 과연 호남권의 지정면세점이나 에너지 인프라 전액 국비 지원과 같은 '즉각적이고 파급력 있는' 특례에 비견될 만한 '알짜' 조항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안정적인 교육 예산 확보와 첨단 산업 고도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통합 초기에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직접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비교 분석은 충청권 메가시티가 그치지 않으려면, 타 지역 법안과의 비교를 통해 우리 지역에 실질적인 이익이 되는 '독소 조항 제거'와 '알짜 특례 삽입' 전략이 절실함을 보여준다.
4일 김태흠 지사는 단국대에서 더 강력한 권한 이양을 요구했고, 박정현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은 "전남 광주에서 제출한 법안에 더 유리한 법안이 있다면 우리도 그렇게 하겠다"고 언급하며, 충청권 역시 특례 발굴과 보완에 적극적으로 나설 의지를 내비쳤다.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충청권 정치권은 호남권 법안의 '공격적인 설계'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상응하는 추가적인 특례 발굴과 보완을 통해 '제주도 수준의 특례'를 요구하는 과감한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내국인 면세점과 같은 즉각적인 경제 파급력을 가진 조항, 혹은 특정 인프라에 대한 전액 국비 지원과 같은 강력한 재정 지원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충청권 통합의 성공을 위한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충청권과 호남권의 행정통합 특별법안 비교는 지방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통합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그 실질적인 내용과 특례의 강도에서 지역별 전략적 차이가 존재함을 명확히 보여준다. 특히 광주·전남 법안이 지정면세점과 에너지 인프라 전액 국비 지원 등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재정 부담과 규제 철폐'를 이끌어내는 데 더 구체적이고 과감한 조항을 담았다는 점은 충청권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충청권 메가시티가 단순한 행정구역 통합을 넘어, 지역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진정한 통합'이 되기 위해서는, 타 지역 법안과의 비교 분석을 통해 우리 지역에 실질적인 이익이 되는 '알짜 특례'를 확보하고, '독소 조항'을 제거하는 전략적 노력이 절실하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충청권 정치권이 이러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충청권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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